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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금으로부터 두달 전.
미루고 미루고 미루다 정신과를 찾았었다.

‘에이 설마 내가?’ ‘이 정도 가지고?'
'다들 이 정도는 우울하지 않아?' 등등...의 생각으로
정신과 가는 걸 미루게 되다가, 일련의 사건(?)으로 감정이 너무 격해지고 바닥까지 우울해져.. '아 나 진짜 병원 한 번 가봐야겠다' 싶어 급 전화로 동네 정신과 예약.
초진이라  한달여 후에나 예약 가능하다고.. 😱

난 지금 당장 의사를 만나야할 것 같은데.............

여튼 시간이 흘러 병원 예약 당일.

감정도 많이 나아졌고, 이상하리만큼 컨디션이 최상이던 그 즈음..

'나 요즘 너무 괜찮은데. 굳이 안가도 되지 않나?'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, 언제 또 예약하고 가겠나 하는 생각으로 처음으로 정신과를 찾아갔다.

 

태블릿으로 아래 문항들 선택 후 제출..

 

벡 우울 척도 (BDI)와 상태-특성 불안검사 (STAI) 설문지.

현재 내 감정에 해당하는 것을 체크하면 되는데, 애매한 것들이 많아 생각하고 또 생각하느라 시간이 좀 걸렸다.

(사진에서 보다시피 불안검사지 선택 문항이 '전혀 그렇지 않다' 다음 '그렇지 않다' 정도의 문장이 없이 바로 '조금 그렇다'로 넘어가서.. 조금 당황ㅎㅎ)

이 것을 바탕으로 의사 선생님이 몇가지 질문을 해왔고..

예를 들면 왜 병원을 오게 되었으며, 언제부터 그런 감정이 들었는지, 부모님은 어떤 성향이셨는지, 사람들과의 관계 등등등...

기분 좋은 상태로 별 생각 없이 갔었다가.. 옛날 이야기를 꺼내니 감정이 북받쳐 울면서 대답을 해나갔고 (울긴 싫었는데....ㅎㅎㅎ)

이야기를 다 듣더니 우울증 상, 중, 하로 치자면 '중' 정도 된다 하셨다.

그리곤 약 처방을 해주겠다고.

 

"아... 약을... 꼭... 먹어야하나요...?"

 

내가 정말 약을 먹어야하는 정도인건지.... 약간 머리가 멍해지면서 복잡해졌다.

 

'이 정도로 약을 먹어도 되는건가?'

'약 먹고 더 이상해지는거 아냐?'

'한 번 약 먹기 시작하면 죽을 때까지 먹어야 되는건 아닌가?'

'아니 안좋아서 병원에 왔으면서.. 약 처방 해주시는데 약을 꼭 먹어야하나요라는 바보같은 질문을 하다니..? (실소ㅎㅎ)'

 

nf답게 (mbti infj임.. 공상이 상당히 많은 타입;;) 짧은 순간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고, 의사 선생님은 그런 우울감을 느낀 기간이 오래되었으니 (아주 어렸을 때 부터 였던것 같다고 말했다..) 약을 짧게는 아니고 최소 6개월 이상 복용하면서 차차 나아지게끔 하자고 하셨다.

 

약을 먹는다고 해서 막 확 개선되는건 아니라고, 감정이 격해지지 않게끔.. (특히 아무래도 아이들에게로 안좋은 감정 표출이 많이 되다보니..) 그런 것들을 조금 완화해주는 보조 바퀴 역할을 해주는 정도라고 하셨다.

그리고 자기를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도와줄꺼라고.

 

약 처방을 원치 않으면 상담쪽을 권해주시기도 하셨고.

어쨌든 나는 일단은 약 처방을 받겠다고 했다.

 

정신과는 사생활 보호 등의 문제때문인지 병원에서 약 봉투를 바로 준다.

수납하러 갔는데 바로 약 봉투를 들이밀어 2차 당황ㅎㅎ

 

에프람정 5mg.

처음이기도 하고, 약이 맞는지도 봐야 한다며 약하게 시작해보자고 하셨다.

 

그렇게 초진 비용은 25,800원. 확실히 다른 (진료과) 병원에 비해 금액이 좀 있다.
그래도 다른 블로그 글 보면 더 여러가지 검사를 해서인지 4만원대 그리고 그 이상이라고 하던데.. 

어쨌든 집에 돌아오는 길.. '약을 먹어..말어..?' 많은 고민이 들었고.

결국... 나는 '약을 먹지 않겠다' 생각했다.

 

다음 편에 계속...........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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